코스모스, 메밀꽃, 구절초, 억새, 국화... 가을 하면 우리를 설레게 만드는 꽃들이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몇 년 전부터 이런 가을꽃 강자들 사이에 불쑥 등장한 꽃이 있으니 바로 '핑크 뮬리'입니다.

 

살면서 위의 꽃들 모두 군락지는 아니더라도 주위에서 몇 송이 정도는 보기가 그리 어렵지 않은 반면에 '핑크뮬리'는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름조차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꽃이었으니 정말 혜성처럼 등장했다는 표현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이름에서 드러나듯 그동안 가을꽃에서는 만나보지 못한 핑크 색깔이 어찌나 매력적인지 단 몇 년 만에 SNS를 통해 급속히 유명세를 타면서 단숨에 가을을 대표하는 꽃으로 등극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경상도에서는 발 빠르게 경주가 핑크뮬리 정원을 조성했는데요. 핑크 뮬리 덕분에 수많은 인파가 경주로 몰려드는 동안에도 신불산 억새와 태화강 국가정원 국화가 이미 유명해서인지 몰라도 울산에서는 핑크뮬리를 제대로 만날 수 없어서 핑크 뮬리를 보려면 경주나 멀리는 함안 핑크 뮬리 정원으로 가야만 했습니다.

 

그러다가 드디어 작년 가을부터 핑크뮬리핑크 뮬리 정원이 울산에 들어섰습니다. 작년 울산대공원에 처음 핑크 뮬리 정원이 들어 서고 나서 작년 가을 동안 SNS에서 울산 관련 최다 언급 장소가 '울산대공원 핑크 뮬리'였을 만큼 엄청난 인기를 끌었는데요. 오늘은 울산대공원을 포함하여 남구의 몇몇 핑크 뮬리 정원을 만나보겠습니다.

 

 

울산대공원 동문 입구 은행나무 가로수길
울산대공원 핑크뮬리 정원

울산대공원을 조성하면서 동문 쪽 입구 가로수로 은행나무를 심었습니다. 처음에는 크게 눈에 띄지 않더니 10년 정도 세월이 지나면서 울산대공원 가을 하면 단연 이 은행나무 가로수길을 꼽을 수 있었는데요. 작년 가을부터는 아쉽게도 핑크뮬리 정원에 그 자리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울산 시설관리공단이 2018년 봄에 울산대공원 옥외공연장 옆 2,000㎡ 빈터에 핑크 뮬리 3만 본을 심어서 조성한 핑크 뮬리 정원은 가을로 접어들자 울산 시민뿐 아니라 인생 사진 담으러 전국 각지에서 인파가 몰리면서 전국적인 핑크 뮬리 명소로 떠올랐습니다. 

 

 

핑크뮬리 밭 사이로 보행로를 만들어 핑크뮬리를 배경으로 사진 찍기가 수월하게 하였다

도심 한가운데 있어 접근성이 뛰어난 이곳은 여러 특색이 있지만 핑크뮬리 밭 사이로 보행로를 잘 꾸며 두었다는 점은 전국의 여러 핑크뮬리핑크 뮬리 정원과 비교하더라도 아주 큰 장점입니다. 요즘은 감상도 감상이지만 꽃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가 워낙 중요한 일이라 단순히 정원을 조성하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동선까지 섬세하게 계산을 해야 합니다. 전국의 핑크 뮬리 밭을 다니다 보면 핑크 뮬리 자체는 좋은데 밭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가 너무 어려운 곳도 많더군요. 사람들이 밭에 들어가지 않고서는 제대로 사진 찍기가 무척 어렵다는 거죠. 핑크 뮬리가 벼과 식물로 가뜩이나 약해서 한번 밟으면 회복하기가 쉽지 않은데 사람들이 한두 번 들어가다 보면 순식간에 엉망이 돼버리거든요. 그런 점에서 울산대공원은 핑크 뮬리 밭 곳곳에 두 사람 정도는 충분히 다닐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두어서 밭에 들어가지 않고도 저마다 편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다양한 포토존도 만들어 두었다
작년 핑크뮬리를 배경으로 만든 포토 벤치
올해 포토 벤치는 작년과는 다르게 전면에는 '수크령' 후면에는 핑크뮬리 대신 '팜파스그라스'로 꾸몄다

또 곳곳에 포토존을 만들어 두어서 특별히 소품을 준비하지 않더라도 개성 있는 사진을 담을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가장 이쁘게 사진을 담을 수 있는 포토 벤치 주위가 작년과 비교해서 조금 달라졌다는 점입니다. 핑크뮬리 정원이면 핑크 뮬리가 배경이 되면 좋을 텐데 심혈을 기울인 곳에는 정작 핑크 뮬리가 배경이 아닙니다. 벤치 뒤로 '팜파스그라스'를 심어서 핑크 뮬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담을 수가 없네요.  팜파스그라스 역시 매력적이지만 핑크 뮬리 정원인데 왜 이곳에 팜파스그라스를 심었는지 조금 의아스럽더군요. 뒤가 그렇다면 벤치 앞쪽에는 핑크 뮬리로 꾸몄으면 좋을 텐데 앞에는 '수크령'까지 심어서 앞, 뒤 전부 핑크 뮬리가 쏘~옥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사람마다 느끼는 건 다를 테지만 개인적으로는 무척 아쉬운 대목이었습니다. 

 

 

주말이면 움직이기 어려운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린다

여기에 울산대공원 핑크뮬리 정원이 현재 울산의 가을 여행지 중에서 가장 유명한 장소가 되면서 주말에는 사람들이 많아도 너무 많다는 점은 주말에 이곳을 찾기에 조금 망설여지기도 합니다. 주말에는 어찌나 사람들이 많은지, 동문 주차장에 주차하는 것조차 쉽지 않더군요. 따라서 주말에는 조금 일찍 서두르든지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방문하길 권합니다.

 

 

선암호수공원 핑크뮬리 정원

 

평소 유명 관광지보다는 풍경은 조금 못하더라도 조용한 장소를 선호하는 이라면 선암호수공원 핑크 뮬리 정원도 괜찮은 선택입니다. 이곳 역시 작년에 무지개 놀이터 맞은편 공간에 처음으로 핑크 뮬리 정원을 조성했는데요 울산대공원과 비교하면 규모는 작은 편입니다. 

 

 

주말이나 공휴일에도 여유롭게 머물 수 있다

대신에 아직 인근 주민들에게만 알려져서인지 일부러 찾는 이들이 거의 없는 편입니다. 우연히 지나가다가 발견하고 와서 간간히 둘러보거나 사진 찍는 정도인 거지요. 핑크뮬리핑크 뮬리 정원 옆으로 잘 갖춰진 편의 시설과 무지개 놀이터까지 생각한다면  현재로서는 반나절 정도 편안하게 머무르면서 핑크 뮬리를 감상하거나 사진 찍기에 무척 좋은 장소입니다. 

 

 

핑크뮬리 옆으로는 골드뮬리를 심었다
선암호수공원에는 억새가 한창이다

핑크 뮬리뿐만 아니라 골드 뮬리, 거기에 억새까지 한창이어서 다양한 가을 풍경을 만나고자 한다면  선암호수공원 핑크 뮬리 정원도 기억하면 좋을 겁니다.

 

 

울산대공원 핑크뮬리 정원은 오후 3시경부터 그늘이 지기 시작한다

대낮의 핑크뮬리 모습도 좋지만 사실 핑크 뮬리가 가장 이쁠 때는 해가 비스듬히 기울어져서 엷은 광선이 핑크 뮬리에 스밀 때입니다. 즉 해가 막 떠올라 정원에 스미거나 해가 지기 전 스밀 때입니다.  울산대공원 핑크 뮬리 정원은 일찍 해가 사라진다는 점이 무척 아쉽습니다. 10월 일몰 시각이 오후 5시 40~50분 전후인데 이곳은 오후 3시경부터 그늘이 지기 시작하거든요.

 

 

일출 때는 일출 후 한 시간이 지나서야 처음으로 핑크뮬리 정원에 빛이 들어온다 - 빛이 비스듬히 기울지 않아서 빛이 스미지 못하고 이처럼 내리 쬔다

 

일몰 전까지 빛을 받으면 엷은 광선이 핑크뮬리에 잘 스며든다

 

5월 태화강 국가정원 양귀비밭 일몰 - 서쪽에 트인 덕분에 일몰 시각에 가까와지는 동안에도 충분히 빛을 받는다

이러다 보니 일몰이 3시간 가깝게 남은 시간부터 시작해서 일몰 시각이 다가오며 다가 올 수록 정원은 빛을 잃어 갑니다. 가장 이뻐야 할 시간이 다가오는데 핑크 색은 점점 어두운 보랏빛으로 변하는 거지요. 일출은 일몰에 비하며 조금 나은 편이지만 그마저도 일출 후 한 시간 가까이 지나야지만 정원으로 빛이 들어옵니다. 일부러 일출 시각에 온다고 하더라도 그리 좋은 상황이 못 되는 거지요. 오후 시간에 정원을 찾아서 일몰 시각까지 여유롭게 산책하며 뉘엿뉘엿 넘어가는 해를 보지 못하다는 점이 두고두고 아쉬운 점입니다. 5월 태화강 국가정원의 양귀비 밭이 괜히 아름다운 게 아닌 겁니다. 양귀비 밭도 양귀비 밭이지만 양귀비 밭을 앞에 두고 엷은 광선이 비스듬히 양귀비 밭에 스미면서 5월 양귀비 밭 풍경이 완성되는 겁니다. 

 

 

문수월드컵경기장 핑크뮬리 정원 - 문수 야구장 앞에 있다

 

비교적 일몰 시각 가깝게 핑크뮬리를 즐길 수 있다

 

한쪽은 아직 충분히 물들지 않았다

 

문수월드컵경기장 정원은 일몰 시각에 맞춰 사진 담기 좋다

 

 

일몰 시각 빛이 스미는 핑크뮬리를 보고픈 이라면 문수 월드컵 경기장 핑크 뮬리 정원을 추천합니다. 이곳 또한 작년에 처음으로 조성을 했습니다. 서쪽으로 문수산이 조금 높게 가로막고 있지만 울산대공원 핑크 뮬리 정원과 비교하자면 훨씬 오랫동안 빛에 일렁이는 핑크 뮬리를 즐길 수 있습니다. 핑크 뮬리 정원 자체는 꽤 넓은 면적이지만 한쪽 지역은 충분히 핑크빛으로 물들지 않은 점은 조금 아쉽네요. 하지만 일몰 시각에 맞춰 핑크 뮬리 배경으로 인생 사진 담기에는 좋은 장소이지요. 

이렇게 해서 울산 남구에서 만날 수 있는 핑크뮬리 정원 몇 곳을 살펴보았습니다. 같은 핑크 뮬리 정원이지만 장소마다 각각의 특징이 있습니다. 본인 취향에 맞는 장소 잘 선택하셔서 이 가을 멋진 인생 사진 남기길 바랍니다.

 

  

 

 

 

 

Posted by 가족풍경수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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